말이 유독 많은 사람이 있다.
수다스럽다는 느낌보다는
상대방의 말은 듣지 않고 오직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사람.
이런 사람은 상대방의 의견은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기 때문에 대화라는 과정이 성립되지 않는다.
독백으로 무자비하게 이어지는 자기주장, 자기합리화, 자전적 이야기 속에서
상대방의 표정이 아무리 굳어져도
굴하지 않는 건지,
눈치가 없는건지,
자신의 말을 주체할 수 없는건지,
토크 지분을 두둑히 챙기는 사람.
그런 사람은 끝이 없는 자기 이야기가 상대방을 지겹게하고
자신을 오히려 소외시킨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자기에게 벌어진 어떤 일에 대해서
상대방과 의견을 나누고자하는 것이 아니라,
결론이 정해져있는 자신의 주장이
상대방의 입에서 맞장구가 되어 자기의 성에 찰 정도로 언급될 때까지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패턴이다.
" 이제 정말이지 그 사람과 이야기하는 자리에 끼고 싶지 않다. "
하지만 학교나 직장, 피치못하게 매일 마주쳐야하는 관계라면
자리를 피하기가 쉽지 않다.
자기 말만 하는 사람,
그 사람은 왜 그렇게 자기의 말만 하고 있는 걸까?
왜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걸까?
혹시 어느 누군가에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닐까?
끝없는 말의 원인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유형 1.
자신이 옳다는 점을 인정받고 싶어한다.
자기합리화의 한 종류로 상대방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들이 자기합리화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득을 얻기 위해서이다.
원하는 이득의 목적이 무엇이든, 명확한 편으로,
상대방과 나누는 대화에는 결론이 정해져있다.
그 사람과 나누는 대화에서 같은 이야기가 계속 반복된다면,
나에게 왜 접근하는가? 왜 이 이야기를 하는가? 얻고자 하는 이득(대답)이 무엇인가?를 한번 생각해보자.
그가 말하는 시간보다 적게 생각해도 답이 나올 것이다.
유형 2.
자신의 잘못이나 실패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욕구가 숨어있을때, 자기합리화가 한층 더 강해진다.
어렴풋이 자신의 잘못을 느끼면서도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때,
자신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스스로 자기합리화를 하기 위한 자기방어의 일종이다.
말이 더 많아 지기 마련이다.
유형 3.
자신의 우월성을 과시하고싶을때 다른 사람의 말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자기합리화를 하는 경우, 다른 사람의 말이 필요없는 것이다.
심한 경우,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은 곧 자신이 패배하는 것이라는 착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중증이라 주변인이 고칠 수 없다.
의학적 혹은 종교적 치료가 필요하다.
유형 4.
확증편향을 가진 경우.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란?
자신의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하고, 자신이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
자기가 한번 옳다고 믿는 생각은 잘 바꾸려 하지 않는 경향.
확증편향이 강할수록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이다.
확증편향에 매몰된 사람일수록 '나는 편향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나와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자신은 이성적이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은 비이성적이라 확신한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관점 아래 모든 것을 판단하려는 경향이 논리적인 의사결정을 지배하는 경우,
다른 사람의 말보다 내 말이 압도적으로 우월해진다.
유형 5.
나르시시스트인 경우.
사회적 지위, 재력, 외모가 평균 이상이기 때문에 자신은 늘 환영받는 손님이라고 믿는 것이다.
남이 자기를 알아주는지 항상 예의 주시하며,
자신을 비범한 존재로 보기때문에,
남들의 계획을 가볍게 여기고 쥐락펴락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들은 욕구 만족의 세계에 살기때문에 불안정한 애착 관계를 맺고, 좌절이나 지연, 현실에 대한 인내력이 없다.
집단 사이에서 현실적인 자기 인식(self awareness)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계속 계속 내가 말할 차례라고 여기는 것.
나르시시스트의 먹잇감이 되는 성향은 공감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그와 어떻게 대화해야할까?
그의 배려없는 말하기는 결국 그 자신을 위한 것이다.
결코 이타적인 말하기라 할 수 없다.
우선, 자리를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 사람 없이도 살 수 있다.
회사에서 업무에 지장을 줄까?
친구 관계에 피해를 줄까?
한 달, 아니 한 번의 만남만 거절해보면 느낄 수 있다.
그동안 했던 비정상적인 대화의 불필요함을.
처음 한 번이 어려울 뿐이다.
아마 한 두번 피하다보면
내가 아닌, 그가 먼저 나의 필요를 느끼게 될 것이다.
자신의 만족을 위한 희생양이 되어줄 어린 양 한 마리가 사라졌을테니.
그렇다고 너무 급 커브로 마음을 돌려
그 사람을 감정적으로 미워할 필요는 없다.
그저 거리두기를 수행하는 것 뿐이다.
그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처럼 말하지만,
자신에 대한 좌절과 비판에 극도로 취약하다.
누구든지 스스로 단단하게 서 있어야하는 이유이다.
다른 방법은 반응해주지 않는 것이다.
마음에 없는 공감과 기계적인 리액션은 그와의 대화에서 독이다.
주변인들의 영혼없는 반응은 그를 더욱 그만의 세계로 고립되게 할 뿐이다.
되도록 느껴지는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유한성을 받아들이는 능력은 그 사람의 현실감에 영향을 준다.
자신의 가치를 현실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
글을 쓰면서 나는 어떤 말을 하는 사람인가, 나는 어떤 듣는 사람인가 돌아보게 된다.
좀 더 적게 말하고 좀 더 많이 듣자고 매번 다짐을 하지만,
몇몇 내 마음을 모두 준 사람들에게는
주체할 수 없이 신이 나서 조잘거림을 멈출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그들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내심 걱정이 되지만,
결국 말하기 듣기도 글쓰기처럼 반복된 습작으로 완성되는 것이길 바라본다
< 참고 서적 >
< 생각에 관한 생각 > - 대니얼 카너먼
우리는 상대를 잘 알기도 전에 그를 좋아하거나 싫어하고, 딱히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낯선 사람을 신뢰하거나 불신하며, 어떤 사업을 분석도 하지 않고 그것이 성공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문제의 답을 겉으로 말하든 말하지 많든,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않은 채, 설명할 수도 옹호할 수도 없는 기초로 답을 내놓는 때가 종종 있다.
생각에 관한 생각 p.153
< 다른 사람 말을 듣지 않는 이유 7가지 > - 정신과 의사 가타다 다마미
< 그는 왜 자기 말만 할까? > - 로리 홀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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