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태어난 이안이네는
앞으로 1년에 한번씩 비행기를 타고 엄마아빠의 고향에 방문해야한다.
아빠의 업무 차 한국을 꼭 방문해야하니
엄마랑 이안이도 따라서 갈 계획을 세운다.
(미국에서 엄마 혼자 독박육아를 하는 일은 없어야하니)
아직 100일을 채 살지 못한 아들을 데리고는
아틀란타 시내도 한번 못 가봤는데…
갑자기 비행기를,
그것도 15시간을 그 공간 속에서 버텨야하는 일이라니,
듣는 모두가 기겁을 할 일.
하지만 이안이는 매일매일 크느라 정신이 없고
난 해보지 않은 일이라서 아직(?) 겁이 나지는 않았다.
비행기 준비물을 챙기느라 맘카페에
‘대한항공 베시넷’, ‘아기와 비행기 후기’ 등등을 열심히 검색해보니
이안이보다 어린 친구들도 장거리 비행기를 타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
이안이에게 아주 몹쓸 짓을 하는 것은 아니구나 싶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고 가는 비행기 속에서
엄마아빠의 피치못 할 사정으로 인해
아가를 고생을 시킨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컸다.
이안이는 오는 비행기, 가는 비행기에서 모두
여기에 애가 탔나~~~~ 싶을 정도로 얌전했지만
시차적응으로 낮에 땀을 뻘뻘흘리며 잠을 자는 아가를 보고 있으니,
이 여정이 작은 아기에게는 힘든 일이었겠구나 싶다.
#베시넷좌석신청
비행기를 예매할 때 베시넷 자리를 신청할 수 있다.
보통 이코노미석 맨 앞줄 가운데 좌석이 베시넷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베시넷 좌석에 항상 아가 손님들이 타는 건 아니다.
내심 옆자리에 아가 가족이 타면 공동육아를 해볼 수 있는 것인가 기대했지만
이안이 친구들은 만나지 못했다.
#대한항공베시넷설치

몰랐던 점은 베시넷은 비행기 이륙 후 안전 고도에 올라갔을때 설치해준다는 것이다.
이륙 전까지는 베시넷을 이용할 수 없다.
이륙 직전에 모든 짐을 짐칸에 올려야하므로,
비행기가 이륙할 때 압력으로 인해
아기에게 수유를 하거나 쪽쪽이를 물리는 일을 위해서는
미리 짐 준비가 필요하다.
이안이는 베시넷에서 절대 안 잔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베시넷을 짐칸으로 이용했는데,
모든 아기 짐을 다 올려놓기에 넉넉한 크기라
수유하는 짐, 기저귀 짐을 올려놓고 사용하기에 용이했다.
우리 아기가 아직 침대에서 혼자 자지 못한다면
베시넷을 짐칸으로 활용하고
아기는 엄마아빠가 안고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한항공 기준 몸무게 11kg, 키 74cm까지 탑승가능한데
이안이는… 벌써 9kg이므로.. 이번이 마지막 베시넷 탑승되시겠다.
#비행기안에서아기짐정리
아기와 함께하는 비행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이 바로 짐이다.
아기와는 같이 마트만 가도 짐이 한가득인데
비행기 안에서 15시간을…
기저귀는 도대체 어디서 갈지???
막막한 마음에 기내 반입 케리어에 정말 닥치는대로 짐을 쌌다.
내가 예상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다 대입하여
기저귀도 한 15개는 챙긴 것 같다…
그렇게 우당탕탕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를 타보니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때는 나름의 요령이 생겼다.
짐도 한결 가벼워졌다.
짐이 무거우면 비행기에서 내린 후 입국심사까지 긴 시간 동안 정말 개고생…
(임신해서 미국으로 입국했을 때를 생각하면 정말…)
비행기 짐의 킥은 바로
기저귀 가방을 별도로 싸는 거다!!!
기내의 모든 화장실에는 변기 뒤로 기저귀 갈이대가 있다. (전혀 몰랐음)

기내에서 최소 4번 기저귀를 갈 생각을 했고,
한국 공항에서, 미국 공항에서 갈 생각을 하면 최대 6~7번의 기저귀를 갈아야하는데
기내용 케리어에 다이소 장바구니(ㅋㅋㅋ)를 하나 사서 별도로 기저귀 가방으로 챙겨담았다.
그리고는 비행기 이륙 후에 기저귀가방을 발 밑 또는 베시넷에 놓고
아기와 화장실에 갈 때마다 한 쪽 어깨에 매고 갔드랬다.
아! 기저귀 짐을 챙길때 난 항상 작은 베게를 같이 챙긴다.
여러 화장실의 기저귀 갈이대 환경이 매번 달라서
아기 머리가 닿는 부분이 아주 차갑거나 딱딱한 경우가 있다.
기내 화장실에 있는 기저귀갈이대는
일반 화장실의 기저귀갈이대와 같은 재질이었는데
엄청 작다!!!!
이안이가 64cm인데 꽉 차서 짐을 놓을 곳이 없을 정도였다.
나중에 더 크면 어떻게 갈지??
기저귀가방에
기저귀, 물티슈, 여분의 옷, 아기 베개, 가제수건, 나는 치발기 까지 챙겼다ㅎㅎㅎㅎ
그리고 여분의 옷은 필수!
김이안은 비행기를 타기도 전에 원활한 배변활동으로 인해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탑승하셔야했다.
아 참 그리고
기내용 케리어는 양쪽으로 짐을 싣을 수 있는 것 말고,
한쪽으로만 여는 케리어를 추천한다.
베시넷 자리가 넓은 편이지만
양쪽형 케리어를 다 펼칠만한 공간은 못된다.
한국에 갈때 양쪽형 케리어에 짐을 꽉 채워갔더니
케리어를 펴기도, 짐을 찾기도 너무 어려워서 아빠가 너무 고생했다ㅠㅠ
#휴대용분유포트
#분유물기내반입
이번 한국 방문 후 미국으로 돌아오며 이안이 엄마는
모든 개인 짐을 버리고 한국 육아템으로 가득 채워오셨다…
28인치 2개 + 21인치 1개를 꽉 채운 당근과 쿠팡으로 득하신 수많은 육아템 중에는
오로지 비행기만을 위해 비장의 무기가 있었는데…
[베라쇼] 워너홈 휴대용 분유히팅기 : 베라쇼
[베라쇼] 베라쇼 :: 릴레이 쇼핑라이브
link.naver.com
대한항공은 승무원분들께 부탁드리면 분유물을 중탕해주기도 하고
아예 물을 끓여달라고 말씀드리면 해주시기도 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한국으로 갈때 부탁드려보니
아기가 먹는 타이밍을 맞추기가 매우 어려웠다.
수유 30분 전에 요청드렸을 때
금방 아주 뜨겁게 가져다주시기도하고
한참있다가 아주 식어서 가져다주시기도하고..
기내에 승객들이 많다보니
내가 쓰던 분유포트만큼의 정확도를 보장할수가 없었다.
아가를 모시는 엄마입장에서는 온도, 시간, 농도 모두 한 가지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기에…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하여 수발을 들 수 있는 무기를 들이기로 마음먹었고,
휴대용 분유포트를 검색해보니
아직은 딱 마음에 드는 제품은 나오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았고
아쉬운 점은 단 한가지 물 용량이 한번에 최대 300ml라는 점.
1L 텀블러에 분유물을 담아 기내케리어에 담고
일회용 분유소분 용기 + 휴대용분유포트 조합을 가방에 매면
집에서 집까지 긴 여정의 5번의 수유간에
어떠한 예상치 못한 진상에도 대처할 수 있었다.
C타입 충전이어서
미국에 와서도 차안에서 충전, 보온, 수유까지 완벽하게 해결하고 있다.
가격이 좀 나가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고
부디 망가지지만 않았으면 한다.
돈 받고 쓰는 홍보글도 아닌데 너무 찬양이 길었다…
#아기띠와휴대용유모차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유모차와 아기띠 중에 하나만 들고 갈까 고민했다.
아기가 유모차에 오래타있을까?
아기띠를 들고다니기 너무 번거로운 것 같은데?
결론은 둘 다 필수다.
아기를 케어하는 사람이 2명이하라면 무조건 필수
아빠가 모든 짐을 케어한다고 해도
엄마의 양손이 모두 필요한 경우가 있기마련이거니와
유모차 기내반입이 가능하지만
유모차를 싣기위해서는 기내에 타기 전에 유모차를 접어서 항공사측에 인도해줘야한다.
그러니 아기가 유모차를 계속 탈 수도없고
아기띠를 계속하고있으면 엄마가 비행기를 타기도 전에 땀으로 쪄죽을 것이다…ㅎㅎ
결국은 둘다 반드시 가져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짐을 운반이 편리하게 싸는 것을 고민해야한다.
나는 유모차 밑에 짐을 싣을 수 있는 공간에 큰 장바구니(또?)를 놓고
아기띠, 유모차 이너시트, 아기 패딩, 내 패딩을 담고
손잡이를 묶어 대롱대롱 가방에 달고 다녔다.
가방에 달지 않더라도, 어깨에 맸다가 기내 짐칸에 싣어버리면 운반에 어려움을 줄일 수 있다.
김이안이 베시넷에서 단 한 숨도 안 잤다보니,
어째 베시넷 후기가 아니라
비행기짐 후기가 됐네…ㅎ
아기와의 비행기는 너무나 두려운 일이었는데
한 번 타니 용기가 생기고
두 번 타니 자신감이 생겼다.
물론 다시 비행기를 타는 내년에는
다른 아기가 되어
또다른 어려움을 주겠지만.
그리고 미국 집에 돌아온 지금
아기와 비행기를 타는 것의 진짜 어려움은
비행기를 타는 것이 아니라
집으로 돌아온 이후 생겨버린 시차라는 것을 알았다..
1주일째 낮에 자고 새벽에 놀자고 하는 아기 때문에
다시 신생아를 키우는 기분이다^^^^^^^^^^^^

한국에 다시는 안가고 싶다.
아기와 장거리 비행 후기 끝…………
'미국 생활 > 미국 출산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알라바마 시골에서 출산하기(8) - 39주 1일차 이것은 가진통인가 진진통인가, 미국에서 출산하러 가기 (1) | 2024.01.09 |
---|---|
[미국 육아 일기] #1. 미국에서 태어난 아기와 67일을 보내며 (1) | 2023.11.29 |
미국 알라바마 시골에서 출산하기(7) - 36주~38주차 출산 전 정기 검진, 내진 검사, 분만 병원 예약 (2) | 2023.10.03 |
미국 알라바마 시골에서 출산하기(6) - 34주차 출산 의사 첫 진료, 유도 분만 일정 상담, 아기 크기 확인, 출산 상담 (1) | 2023.08.24 |
미국 알라바마 시골에서 출산하기(5) - 32주차 출산 의사 정하기, 유도 분만 예약, 미국 산부인과 24시간 콜 (2) | 2023.08.12 |